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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교육`이 존중되는 학교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대전민주시민교육연구센터 연구원

      전주교육대학교 석사과정 재학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저 마다 새해에는 나름의 꿈과 희망을 품는다.

 

더 나은 곳을 향해 정진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마음가짐을 고쳐다듬기도 한다.

특별히 초·중·고등학교는 한창 진학과 진로를 탐구하고 성장하는 학생들이 꿈을 향해 정진하는 곳으로 새학년·새학기를 맞이하는 풍경이 우리 사회 어느 곳 못지 않게 분주하다.

 

학생마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 능력에 따라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취업을 하는 등 꿈이 실현되는 다양한 모습들이 펼쳐진다. 그래서 학교는 학생 누구에게나 기회의 장이 되어야 하고 평화롭고 안전하며 희망을 찾는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학교의 모습이 유지되기를 희망하며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학교의 새학년·새학기는 학교폭력 등 다툼과 갈등이 급증하는 시기로 회피하고 싶은 고통의 시간이 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바라는 학교의 모습은 오래전 어느 사이엔가 많은 부분이 급속도로 변모하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 시대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학교의 모습도 어느 정도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변화가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는 다른 불신과 회복할 수 없는 갈등, 더 나아가서는 학교공동체의 붕괴로까지 치닫고 있다. 오늘날 이와 같은 학교의 모습을 ‘학교의 위기’라고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학교의 위기는 특히 학교 안에서 ‘책임교육(責任敎育)’이 상실되어 가는 것에 기인하며, 학교주체간의 관계와 학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등은 책임교육의 실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책임교육이란 교육을 담당하는 교직원이 학생에 대한 상담(필요시 보호자 상담), 진학, 진로, 안전을 포함한 학교생활 전반에 있어 헌법과 법령에 따라 학생을 위해 주어진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충실히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다.

 

책임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은 학교에서 교원이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에 나서지 않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책임 면피가 가능한 범위에서 소극적으로 교육활동에 임한다는 것이라 말할 수 있고 지금의 학교 현실을 비판한다.

 

그렇다면 학교의 위기는 정말 교직원들의 소극적인 교육활동과 이기적인 태만에서 비롯된 것일까?

 

비록 제한적이지만 필자의 경험을 돌이켜 보고 교육계 지인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적어도 학교의 위기가 일부 교직원들의 태만에 기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학교는 개성을 가진 다양한 인격체들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서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다툼 또는 거리두기, 기싸움, 학교폭력 등 갈등과 회복(화해)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곳이다.

따라서 법령과 학교 3주체가 정한 학교생활규정을 준수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교육하고 연습해야 한다.

 

구성원 중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이를 위반하거나 잘 지켜지는 않는 경우 그에 따르는 벌칙을 부여하기도 하고 훈계 등 재교육이 이어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또한 이와 같은 책임교육의 실천에 대해서는 교직원들이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학교와 교직원들이 사회적으로 신뢰를 얻고 명성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의 학교에서는 학생이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이를 교정하기 위한 교육활동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교정하도록 지도하는 순간 해당 교직원은 학생으로부터 원망과 미움이 대상이 되며 다수의 경우가 민원의 대상이 된다. ‘학생의 문제행동을 지적한 선생님은 반드시 보복을 당한다.’는 말이 학교 내에서는 기정 사실로 통하기도 한다.

 

교사로부터 혼이 나서 기분 좋을 학생이 어디에 있을까? 꾸중을 들으면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도 나쁘고 ‘그냥 대들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잘못을 지적하고 타이르는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해 보호자가 힘을 실어줄 것이라 내심 기대하는 교직원도 있다. 그러나 여지없이 자녀로부터 혼이 났다는 말을 들은 보호자는 본교무실에 전화를 해 항의하거나 교장에게 해당 교사를 징계하라고 강하게 요구한다.

 

한없이 초라해지는 일선 교사의 사회적 위치를 경험한다. 자녀에 대한 교직원의 관심과 사랑이라 여겨주는 보호자도 분명 있을 테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경험을 할 가능성은 낮다.

 

흡연하는 학생에게 금연지도를 하였다가 아동학대혐의로 피민원인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 어느 교사는 그 날 이후로 흡연하는 학생들을 목격하면 멀리서 소지한 주황색 호루라기를 불며 손을 흔들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그만 끝내고 흩어지라는 나름의 신호다. 담배 피우는 학생들을 보고도 아무일도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의 비난을 받을 것이고 훈계하면 민원의 대상이 될 것이기에 나름의 방책을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

 

학생은 혼이 난 행동을 돌이켜 보고 교사는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교학상장하는 사제 간의 훈훈한 모습은 이제는 보기 힘든 먼 과거 역사속의 사진첩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되어 버렸다.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서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지 오랜 시간 고민을 하면서 찾은 필자의 소견은 학생, 교사, 보호자 모두가 무엇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단순하고 명확한 실천은 교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책임교육을 실천하는 다수의 교사들을 지킬 것이고 교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책임교육을 실천할 때 학생의 인권을 빈틈없이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책임교육에 임하는 교직원들이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학교문화를 정착하는 일에 학교 3주체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화(대전민주시민교육연구센터 연구원)

 

*이 글은 필자의 재능기부로 작성·기고되었으며, 필자의 의견은 TGN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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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기자

대전민주시민교육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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